머뭇머뭇
하차벨을 누르는 지금.

같은 곳을 향해가는 여러 노선과
일정한 간격으로 도착하는 같은 노선의 여러대의 버스 중에서
어느 것에 타야하는지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버스 정류장은 쉬어가는 곳이자 떠나는 곳.
헤어짐과 만남의 교차점.

지친 몸과 해진 마음으로 허무한 발걸음을 옮겨 정류장 의자에 걸터 앉는다.
먼 길을 돌아 여기에 왔는데, 정작 내린 곳이 어딘지 모르겠다.

우리는 어디로 가려고 했던걸까.
우리의 만남에 어떤 방향이 있긴 했던걸까.

다행히도 아직은 종착지가 아니다.
한 대 두 대,
나는 몇번의 버스를 더 떠나보낸 뒤에 내린적이 없는 것처럼 다시 버스에 오를 것이다.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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