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자주 지나다니던 길에 있던 옷 가게가 문을 닫았다. 
평수를 헤아리기 힘든 공간에 상하의가 입혀진 옷걸이들이 벽을 둘러가며 다닥다닥 붙어 있어
얼핏 퇴근길 2호선 만큼 사람이 들어차 보이던 곳이었다.

한번 제대로 둘러본 적 없는 그 가게의 이름이 있던 자리 위로 '점포정리'라는 커다란 문구만 붙어 있었다.
이제 닫혀질 그 공간에 이름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서였을까.

서로를 불렀던 수 많은 이름들이 더 이상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않게 되었던
이별의 순간들이 떠올라 순간 서글퍼졌다.

그 작은 가게를 지키던 주인도 쉽게 문을 닫을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었겠지.
이름뿐인 옛 일터가 의미 없어졌을 때 그 이름위로 점포정리 벽보를 붙였겠지.
서로가 사랑했었다는 사실보다 스스로 살아갈 현재가 더 중요해질 때 이별할 용기를 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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