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 사랑과 영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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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 다큐멘터리에서 독일의 환경교육을 소개하는 걸 보았습니다.
한 무리의 초등학생들이 옛성으로 갑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데리고 숲으로 가는데요
특이한 것은 앞 아이의 어깨에 손을 얹곤 눈을 감은 채 걸어간다는 것이죠.
쉴 새 없이 떠들던 아이들은 눈을 감자마자 곧 입을 다물고 조용해집니다.
그리고는 둔감하던 청각이며 후각, 촉각이 깨어나는 것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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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주 숲 속을 다녔지만 예사로 넘겼던
새소리며 풀벌레 소리, 나무냄새, 흙냄새 등이
처음처럼 자신의 감각으로 달려드는 것에 경탄합니다.
그 동안 시각에 눌려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숲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끽하려고 아이들은 자신의 몸을 한껏 여는 것입니다.
그 다큐멘터리를 보던 저도 아이들처럼 경탄하고 몸서리쳤습니다.
그리고 그런 커리큘럼을 갖춘 나라를 부러워 하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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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는 바로 그런 영화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우리는 허진호라는 선생님이 이끄는 프로그램에 따라
숲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독일 아이들처럼 청각이 예민해지는 걸 느끼면서요.
아마 영화를 보면서 그토록 집중하며 관람한 경험은 없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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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에 부는 바람, 댓잎의 서걱거림, 두 남녀의 얼굴에 어린 숲 그림자의 흔들림,
신 새벽 산사에 내리는 눈의 고요함, 아득하게 어른대는 풍경소리의 하염없음...
어느 정도냐면요
소리가 지나간 여운이 고스란히 귓속에 마음 속에 남아서 울리는 것 같아요.
어긋난 사랑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카메라도 일품입니다.
연기자들의 연기도 훌륭합니다.
허감독의 페르소나, 유지태도 사랑스럽고 이영애의 연기도 '괄목상대'할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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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보신 분들이 많겠지요.
혹시 아직도 안 보신 분이라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챙겨서 보시면 어떨까요.
뭐 지금 봄날인 분은 안 보셔도 좋습니다만
한 때 그 찬연한 봄날, 가슴 뛰는 사랑과 치사한 이별을 경험해본 분이라면
그래서 "사랑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너무나 잘 아는 분이라면 말이죠.
이 영화도 봄날 같아서, 아름답지만 너무도 짧은 봄날 같아서,
조금 늦게 왔다가 너무 빨리 가버리는 사랑 같아서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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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듀오 愛(애)피소드의 애매한 모호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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