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 러브 - 개화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포토 & 러브 2011/05/06 11:57 |지금일까. 아니 조금만 더...
나는 집앞에 핀 이름모를 하얀 꽃의 개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년에 단 한순간 찾아오는 셔터의 타이밍.
그 순간을 며칠째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순간의 비와 바람이 스치고 지나간 어느날,
문득 떠오른 생각에 부랴부랴 카메라를 들고 뛰어나가 보니,
이미 도로 위로 꽃은 쏟아져 있었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있었다.
삼백일의 기다림 뒤에 꽃은 다시 피겠지만, 내가 그 개화를 다시 마주할 수 있을지는 기약이 없다.
끝없이 이어지는 만남과 헤어짐에서 인연이라고 부를 수 있는 하나의 마주침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다.
그 인연을 알아보는 것도, 인연을 놓치지 않는 것도 사람의 일이다.
나는 때때로 망설임에 머뭇대다 때를 맞춰온 사랑을 놓치고 있진 않았는지.
짧은 탄식과 함께 이병률씨의 산문집 '끌림'에 있던 '사랑해라'라는 글이 생각났다.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사랑을 자꾸 벽에다가 걸어두지만 말고
만지고, 입고 그리고 얼굴에 문대라.
사랑은 기다려주지 않으며,
내릴 곳을 몰라 종점까지 가게 된다 할지라도
아무 보상도 없으며
오히려 핑계를 준비하는 당신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사랑해라. 정각에 도착한 그 사랑에 늦으면 안 된다.
- 이병률, '사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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