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저에 지잡대 출신 연애강사
연애칼럼 2009/12/01 09:25 |루저에 지잡대 출신 연애강사
나는 4개의 명함을 사용한다. 회사에서는 성실한 대리, 대학이나 기업에서는 연애강사, 얼마 전 4번째 책을 계약했으니 작가이기도 하고, 또한 연애 칼럼니스트로도 활동을 한다. 비록 햇볕 잘 드는 아파트는 아니지만 부모님 도움 없이 결혼해서 잘 살고 있고, 이제 2달만 있으면 한 아이의 아빠가 되기도 한다. 솔직히 잘나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패배자’의 인생을 살아온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얼마 전 TV에 나온 한 여대생의 기준에 따르면 나는 Loser였다. 그것도 그냥 루저가 아니라 요즘 인터넷에서 많이 보는 표현까지 덧붙이자면 나는 ‘지잡대’(인터넷에서 사용되고 있는 지방 잡 대학의 줄임말)까지 나왔다. 여기에 미친척 하고 한 가지 더 고백하면 나는 ‘더듬이’다. 여자 몸을 잘 더듬어서가 아니라 말을 더듬어서 ‘더듬이’다. 돌+I 중에서도 ‘상 돌+I’가 있고 우유에도 1등급이 있듯이 이쯤 되면 나 역시 ‘1등급’루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루저’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그녀도 억울할 것이다. 방송이었기에 문제가 되었을 뿐이지 까놓고 말하면 요즘 세상에 그들(?)이 말하는 루저의 기준이 어디 그 ‘키’뿐이겠는가? 집 key도 중요하고, 차 key도 중요하니 어찌되었든 그들에게 ‘키’가 중요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심지어 예전에는 계룡남(계천에서 용 난 남자)도 인기였다지만 요즘은 가난한 집에서 자수성가로 성공한 남자는 주변에서 모두 그 남자만 쳐다보고 매달리기 때문에 신경 쓸 것 도 많고 해서 싫다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 이렇듯 ‘진골’도 싫다! 오직 ‘성골’만을 선호하는 그들을 보면 그냥 ‘사골’이라도 한 그릇 대접해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배우자감으로 1등급, 성골만 선호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 이상형의 이상형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가?
2009년 11월 통계청 홈페이지 기준으로 대한민국 총 인구수는 48,746,693명, 남성이 24,481,480명 여성이 24,265,213명이다. 2008년 대한민국 미혼남녀의 평균 결혼나이는 남성 31.4세, 여성 28.3세, 이를 기준으로 보면 결혼적령기라 할 수 있는 30세부터 34세까지의 남성이 1,975,428명, 28세부터 32세까지의 여성들이 1,879,523명이다. 이 정도 통계만 놓고 보면 여성들의 숫자가 남성들의 숫자보다 약 백 만 명 정도 부족한데 그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서인지 우리나라 여성들은 남성을 볼 때 고려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먼저 1차적 요인으로 나이, 직업, 학력, 가정환경, 키, 스타일, 지역, 종교, 집안 재산, 상대부모님 등등을 고려하고, 2차적 요인으로 취미, 성격, 혈액형, 사주궁합, 별자리, 관상, 생년월일 등을 고려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회사 때려 치고 닭 가슴살 갈아먹으며 운동해도 2~3년은 걸리는 이병헌 등짝 같은 근육은 옵션이고, 자칫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로 인해 탈모라도 진행되는 날에는 자칫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성은’을 입을 기회를 영영 잃어버릴 수도 있다. 물론 정수기 한 대를 사더라도 깐깐하게 고르는 것이 당연한 법, 어쩌면 수십 년을 함께 살 사람을 만나면서 대충 고를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성골이 왜 ‘진골’도 아닌 나 같은 ‘잡골’을 만나겠는지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짝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실수가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그 만큼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상형을 만나고 싶다면 내가 그 ‘이상형의 이상형’이 될 만한 사람인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보기를 바라며, 마지막으로 '흑묘백묘 주노서 취시호묘(黑猫白猫 住老鼠 就是好猫)’라는 말이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1979년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주장했던 유명한 말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표현이다. 남자가 키가 좀 작으면 어떻고, 학력이 좀 낮으면 어떠한가? 내 와이프 사랑하고, 아이들 잘 보살피며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살면 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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